취업

생명과학과가 IT 대기업 인턴이 되기까지 1

생명과학적코딩 2019. 6. 26. 22:22

나는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부전공도, 복수전공도 아니다.

그리고 유명한 IT 대기업에 입사했다.

좋은 안주거리

참 좋은 안주거리다.

어디 가서 관심을 끌만한 얘기다.

어떤 사람에겐 대단하게 비치고, 또 어떤 사람에겐 부족하게 보인다.

 

"우와, 정말요? 천재예요?"

"그래서 당신이 다른 전공자보다 나은 게 뭔데?"

 

두 가지 모두 그렇게 썩 내키지는 않지만,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이 있으니 전자가 낫다.

 

나는 지금도 그런 관심을 받고 있다.

 

생물과 컴퓨터의 공통점

어떻게 했을까?

생물과 커리큘럼을 뒤져봐도 컴퓨터나 전산과 관련된 과목은 단 하나도 없다.

아니지, 하나는 있지.

'Neuroscience' (신경과학)

 

누구든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인공지능, 그리고 신경망 네트워크(Neural Network)의 아이디어는 생물학에서 시작됐다.

당시 사람의 머리는 컴퓨터에 비해 너무 똑똑했기에, 사람의 신경망을 본떠서 컴퓨터 알고리즘을 짰다.

물론 아이디어 빼고는 닮은 구석이 없기에 지금 인공지능 알고리즘에서 생물학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취미...? 재미...!

처음 만난 사람부터 면접관, 그리고 친한 친구까지.

모두가 공통으로 묻는 질문, "왜 컴퓨터를 해?"

 

취업을 준비하며 내겐 설명해야할 시나리오였다.

'그냥 재밌어서 했어요'는 진실이라해도 면접관을 설득시킬 수 없다.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설명해야 했다.

그리고 그걸 각인시키고 자연스럽게 말하도록 연습했다.

그랬더니 면접이 아닌 곳에서도 그렇게 말하고 있더라.

 

"저는 뇌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생명과학을 전공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생물학의 방법으로는 뇌의 비밀을 풀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완전히 다른 방법론이었지만 인간을 99% 따라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뇌의 비밀을 풀어줄 것이라는 생각에 흥미가 생겨 공부하게 됐습니다."

 

에이, 그냥 신기해서 했잖아.

내 마음을 예측한다는 게 얼마나 신기했는데.

내가 좋아할 만한 걸 예상해서 추천해준다는 거, 신기하지 않아?

나도 모르는 걸, 또는 친한 친구도 내 마음을 모르는데 그걸 안다고?

그게 시작이었다.

 

생명과 대학원을 가기는 싫었다.

주말도 없이 출근하고, 하는 일이 단순 작업의 반복 같았다.

단순한 반복을 싫어해서, 그걸 대신해주는 프로그래밍 공부했는걸.

 

인터넷 보고 공부했어요 1

그거 아는가?

인터넷에 정말 다 있다.

정말 다~~~~~~~~~~~ 있다.

 

대학 시절, 방학 때 주구장창 게임만 했다.

하지도 못하는 게임, 그래도 열심히 했다.

일어나서 컴퓨터 켜고 잘 때까지.

 

"이 때 아님 언제 해보냐"

"하다보면 질림"

 

그러다 질리면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해봤는데,

그러다 '생활코딩'을 만났다.

혼자 공부하게 도와준 첫 선생님

학교에서 필수 교과목이었던 프로그래밍 수업을 들었을 때 재밌었다.

(얘기하면 길지만... 대충 처음엔 프로그래밍을 하나도 몰랐다가 재밌어졌다는 이야기)

뭘 검색했는지 모르겠지만 생활코딩이라는 곳에 들어갔다.

 

아예 입문자를 위해 친절한 동영상 강의로 하나하나 다 알려 주었다.

웹 사이트 만드려는 생각이 없었는데, 그렇게 친절한 강의는 없었기에 그걸 보고 따라하게 됐다.

당시엔 프로그래밍이면 웹이든 뭐든 다 같은 줄 알았으니까.

 

게임하느라 띄엄띄엄 했지만, 방학은 길었기에 어찌저찌 끝까지 따라했다.

내 컴퓨터에 빈약한 웹사이트를 하나 띄우는데 성공했다.

 

(다음 이 시간에...)